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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폐가에서 희망을 싹 틔운다

초량동 산복도로 '희망농장' 개소… 상자텃밭·예술품 설치

 

정달식 기자 2012-02-02 [10:51:00] | 수정시간: 2012-02-02 [14:17:41] | 10면

▲ 1일 부산 동구 초량6동 폐가를 철거하고 조성한 도심 텃밭 '희망농장'에서 나인주 조각가와 지역 주민, 마을기업 '인사이트영' 팀이 텃밭 벽면에 나 작가의 작품 '산복도로'를 붙이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 동구 초량동 구봉성당에서 산복도로 쪽으로 300m가량 올라가다 보면 스무 평 남짓한 공터가 있다. 평소와 달리 1일 오후 내내 이곳이 시끌벅적했다. 이날 오후 2시 흉물로 방치돼 있던 폐가를 주민이 함께 가꾸고 만들어가는 '희망농장' 개소식이 열렸기 때문이다.

'희망농장'은 부산시에서 추진하는 '산복도로 르네상스' 10지구(초량 6동) '마을 만들기'의 하나. 지난해 하반기 마을만들기 계획가인 안효득(43)씨를 비롯한 '인사이트 영'(대표 정유진·신인작가들이 만든 부산 동구의 마을기업) 팀이 본격적으로 참여하면서 흉물스럽게 남아있던 폐가의 모습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들은 먼저 땅 주인의 동의를 받아 폐가를 철거하고 말끔하게 정리했다. 공터에 이동식 상자 텃밭 50개와 미니 음악회 구실을 할 수 있는 의자를 겸한 데크도 설치했다. 상자형 텃밭은 가로 50㎝, 세로 70㎝의 나무상자로 주민들은 이곳에 추위에 강한 양배추를 모종했다. 500만 원가량 들어간 비용은 동구청에서 부담했다. 앞으로 농장 관리는 주민들이 직접 할 예정인데, 봄에는 상추나 고추 같은 무공해 채소를 심어서 팔 작정이란다.

안 씨는 "희망농장이 지역 주민에겐 의식의 변화를 '참여'로 이끌어내는 '텃밭문화 공동체', 착한 작물을 주민에게 공급할 수 있는 '커뮤니티 비즈니스', 흉물스런 곳을 쉼터로 바꿔주는 도심지 쌈지공원이나 청소년 생태 자연학습장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나아가 지역 주민 속에서 같이 호흡하며 지역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마중물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날 '인사이트 영' 자문을 맡은 조각가 나인주(40) 씨는 주민과 함께 텃밭 벽면에 '산복도로'를 형상화한 작품을 재능 기부했다.

산복도로 르네상스 10지구 주민협의회 곽태남(56) 회장은 "폐가 때문에 동네가 전체적으로 어두웠는데, 집주인의 허락을 받아 철거하고 작물을 재배할 수 있게 돼 아주 좋다"고 기뻐했다.

 

정달식 기자 dosol@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20202000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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